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환수 문화재가 제자리를 찾아 간다!
오는 14일 부산 범어사 극락전에 봉안돼 있던 칠성도(七星圖) 세 점이 수십 년 만에 본래의 위치로 돌아온다.
이 그림이 스위스 경매에 올라온 사실을 확인했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환수 문화재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매우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12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모두 16만여점이며, 지난 6월까지 1만27점이 환수됐다. 정부가 돌려받은 문화재의 환국 경로는 기증 5천655점, 협상 3천271점, 구입 417점, 수사 공조 10점이다.
◇ 환수 문화재는 대부분 박물관行…80%는 국립박물관
지난 2011년 7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이 열렸다.
이 전시는 병인양요 때 약탈된 외규장각 도서가 고국의 품에 안긴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비록 '5년 단위 임대' 방식의 반환이었지만 정부가 경복궁 근정전에서 '국민환영대회'를 개최할 만큼 국민적 관심도가 높았다.
지금도 프랑스에서 돌아온 외규장각 도서 297책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보관하고 있는 환수 문화재의 양이 가장 많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지방에 있는 12개 국립박물관의 환수 문화재를 합치면 약 4천800점으로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1954년 미국 정부가 돌려준 삼인검을 비롯해 1966년 한일협정을 통해 반환된 각종 도자기와 석조 미술품, 1987년 일본인 의사 이우치 이사오(井內功)가 기증한 기와와 벽돌 1천여점이 있다.
소장하고 있는 환수 문화재의 종류도 도자기와 그림, 장신구, 불상, 사진, 서책 등 다양하다.
국립중앙박물관 다음으로 환수 문화재를 많이 보관하고 있는 곳은 2천200여점이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왕실과 관련된 유물을 주로 관리한다. 이 박물관이 보유한 환수 문화재는 왕실의 장신구, 의류, 서적이 많다. 특히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과 영친왕비의 의례복, 생활복도 이 박물관에 있다.
경복궁 동쪽의 국립민속박물관에도 사진과 엽서, 가구, 생활용품 등 환수 문화재 약 850점이 보관돼 있다.
2011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외규장각 의궤. (연합뉴스 자료사진)
◇ 공립박물관과 대학도 일부 문화재 소장
환수 문화재는 국립박물관뿐만 아니라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립박물관이나 대학박물관, 사립기관에도 있다.
이들 기관이 자체적으로 문화재를 돌려받거나, 기증자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부산박물관은 구한말 부산에서 거주했던 미국인 선교사가 수집한 생활용품을 소장하고 있고, 충청남도역사박물관에는 2008년 일본인이 기증한 마제석검과 청자, 백자 등이 있다.
또 경남대 박물관은 보물로 지정된 유한지예서기원첩(兪漢芝隸書綺園帖)과 세자가 세자시강원에 들어갈 때의 의식을 묘사한 정축입학도첩(丁丑入學圖帖)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문화재들은 일제강점기 조선 통감을 지낸 데라우치(寺內)의 문고 중 야마구치현립대학이 갖고 있던 것으로 1996년 두 대학 간의 기증각서 체결로 돌아왔다.
동국대 박물관은 1970년 재일교포로부터 받은 안중근의사유묵, 정조필 파초도(正祖筆 芭蕉圖), 정조필 국화도(正祖筆 菊花圖) 등을 소유하고 있고, 숭실대 박물관은 19세기말 원산을 중심으로 활동한 화가 김준근의 풍속화 147점을 소장 중이다.
왜관수도원은 독일 오틸리엔 수도원에 있던 겸재 정선의 화첩을 2005년 돌려받아 화제를 모았으며, 아모레퍼시픽박물관에는 2004년 일본에서 구입한 고려불화인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가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개인이나 민간이 기증받거나 구매한 문화재는 스스로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정부가 환수한 문화재는 관련법에 따라 소장처를 정한다"며 "보통은 유물의 성격을 고려해 보관할 박물관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환수된 조선불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psh59@yna.co.kr
2015-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