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검색 기능 강화… 변호사 관련 정보 한 눈에
최상의 법률서비스를 받기 위해 꼼꼼히 정보검색을 한 후 로펌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로펌들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변호사 정보 공개에 소극적이었던 로펌들은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고객들이 변호사들의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외국인을 위해 홈페이지 내용을 6개 언어로 제공하는가 하면, 고객에게 주차 대행서비스를 하는 로펌도 있다. 고객 서비스가 경쟁력 강화의 필수 요건이라는 점을 인식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로펌들이 그동안 홍보를 하지 않아도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시장 변화에 맞춰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고객 서비스 강화하는 로펌들= 회현동에 새 둥지를 튼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 5일 전면 개편한 홈페이지를 공개했다. 종합검색 키워드 기능을 강화해 홈페이지에서 특정 변호사를 검색하면 변호사와 관련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인터페이스(interface)도 사용자 중심으로 바꿨다. 세종 관계자는 일반 기업들에 비해 로펌들의 홈페이지는 인터페이스가 느리고 검색기능이 부족한 편이라며 인터페이스를 사용자 중심으로 바꾸고 검색기능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환경에 맞게 홈페이지 화면을 보여주는 모바일 웹서비스도 업계에서 최초로 제공한다. 주차 대행도 다른 로펌에선 찾아보기 힘든 고객 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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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은 법무법인 광장 홈페이지에서 소속 변호사의 전문 분야, 수상실적, 학력 및 경력, 구사외국어, 저술 활동 등을 확인할 수 있다. |
법무법인 광장도 홈페이지를 새단장했다. 광장은 한국어, 중국어, 영어, 일본어를 기본으로 하던 기존 홈페이지에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추가해 총 6개 언어로 정보를 제공한다. 고객들은 검색 한 번으로 소속 변호사의 전문 분야, 수상 실적은 물론 학력 및 경력, 구사할 수 있는 외국어, 저술 활동과 주요 업무 사례까지 찾아볼 수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홈페이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신문광고 등에 QR코드도 넣는다.
홈페이지 개편뿐만 아니라 고객을 가장 먼저 만나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김앤장과 태평양, 바른은 사내 예절교육을 통해 기본부터 탄탄하게 가르친다. 태평양 관계자는 인사는 서비스의 기본이라면서 고객들을 가장 먼저 만나는 직원들이 밝게 인사하고, 전화도 친절하게 응대하도록 대대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인진 바른 대표변호사는 직원뿐 아니라 고객과 접촉하는 변호사들도 친절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의 인식변화와 외국로펌의 유입= 국내 법률시장이 더 커지고 전문화하면서 과거 위엄을 상징하던 법률 분야가 이제는 서비스업무로 자리매김했다. 김범수(49·사법연수원 17기) 세종 변호사는 연수원을 갓 졸업한 80년대에는 생경했던 법률 서비스라는 단어가 이제는 거부감이 없어졌다면서 환경이 변했고 법률도 시장에 놓인 분야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시장의 수요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적절하게 제공하는 것이 변호사들의 목표라고 말했다.
변한 것은 변호사들의 인식만이 아니다. 로펌이 몇 곳 없던 시절에는 고객들이 인맥을 이용해 알음알음으로 로펌을 찾았었다. 하지만 이제 법률시장이 커지고 다양해지면서 법률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은 당연히 최상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한다. 많은 로펌 가운데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로펌 스스로 홍보에 나설 수밖에 없다.
외국 로펌의 국내 시장 참여도 서비스 강화의 촉매 역할을 했다. 임성우(46·18기)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오로지 외국로펌과의 경쟁 때문만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해오던 서비스를 강화하고 섬세한 부분, 예컨대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맞는 부분 등 외국 로펌이 갖추지 못한 측면에서 광장만의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또 “이미 국내 로펌들은 해외 선진 로펌들과 경쟁해도 뒤쳐지지 않는 수준에 있고, 외국 로펌의 유입은 국내 로펌들이 홍보를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홍보 전문가들, 법률시장 변화가 로펌 홍보전략의 변화 이끌어= 전문가들은 로펌들이 과거와 달리 홍보와 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법률시장 개방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한 대기업의 홍보 담당자는 그동안 우리 로펌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인적 네트워킹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이뤄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관리에 소홀했다며 인터넷 홈페이지는 일반 대중을 상대로 가장 손쉽게 홍보성과를 낼 수 있는 수단으로, 최근 로펌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인적 네트워킹에 의한 방법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로펌들이 본격적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와 마케팅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편하는 것만으로는 시장 개방 등 변화한 법률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경고한다. 이들은 우선 로펌들도 일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홍보와 마케팅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른 대기업의 홍보담당자는 당장 10년 후에는 SNS가 대중의 기호를 결정하는 데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핵심 미디어로 기능할 것이라며 다만 SNS는 원치 않는 정보의 확산을 불러와 대응하기 힘든 점이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쌓인 국내 로펌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도록 공익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홍보, 마케팅 전략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기업의 홍보 담당자는 법률시장의 변화는 기존 법률 서비스에 대한 반성적인 차원에서 서비스 장벽을 낮추고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그동안 로펌들이 쌓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좀더 다가간다는 의미에서 공익활동을 강화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와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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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 기자 jypark@lawtimes.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