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사 여성 재활 방안·인근 상인 생계 대책 등 필요
1905년 마산항 개항과 함께 생겨난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업소 집결지가 사라질까.
창원시가 지난달 4일 서성동 성매매업소 집결지 개발을 위한 기본구상 수립 용역에 착수하자 폐쇄 여부에 시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원시는 오는 6월까지 용역을 마치고 집창촌 개발을 위한 기본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5일 밝혔다.
대상 면적은 2만 3천여㎡다.
집창촌 인근에 3·15의거 탑과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 등이 있는 점을 고려, 3·15의거를 주제로 한 공원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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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숙 간판 단 성매매업소 집결지
-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경남 창원시가 최근 폐쇄 여론이 많은 것을 고려, 개발용역에 착수한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업소 집결지. 2013.3.5 <<지방기사 참고>> bong@yna.co.kr
시가 집창촌을 개발하려는 것은 이곳이 교육 및 주거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지역 정치권과 여성단체, 주변 주민의 지적 때문이다.
임경숙 도의원은 "집창촌 인근에 어린이집이 3곳이나 있는데다 초등학교와 3·15의거 탑, 아파트 대단지가 들어서 있다"며 "누구나 폐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의 개발계획에 성매매업소 업주들과 일부 종사 여성들은 생계 수단이 사라진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업주들은 창원시가 용역에 착수하면서 업주와 성매매 여성들이 이곳에 계속 살기를 원하는지 등을 검토하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폐쇄를 추진한다고 주장했다.
성매매 여성들은 집창촌에서 나가면 더 은밀한 성매매에 나설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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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성매매업소 집결지
-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경남 창원시가 최근 폐쇄 여론이 많은 것을 고려, 개발용역에 착수한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업소 집결지. 인근 아파트 단지와 가깝다. 2013.3.5 <<지방기사 참고>> bong@yna.co.kr
성매매업소와 관련된 점포를 운영하는 인근 상인들도 시의 개발계획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성매매업소의 청소, 식사, 세탁, 미용 등을 맡으며 생계를 잇고 있는데 집창촌을 없애면 생계가 막막해진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개발에 앞서 현재 38개 업소, 130여 명의 성매매 여성들의 재활 방안과 인근 상인들의 생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시는 집창촌 개발 및 재정비에 신중한 입장이다.
이천호 창원시 도시정책과장은 "현재 어떤 목적을 가진 개발 구상 안을 수립해야 하는지를 검토하기 위한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며 "오는 6월 용역이 끝나면 구체적 개발구상 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