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별세한 '1인 창무극' 공옥진 여사의 유품이 공개됐다.
공 여사가 1981년부터 머물며 작품활동을 하고 후학을 길러낸 전남 영광군 영광읍 교촌리 예술연수소에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유품들이 그대로 보관돼 있다.
공 여사는 먼지가 쌓여 세월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하는 사기그릇, 뒤주, 촛대 등을 그대로 연수소에 남겨뒀다.
연수소를 가득 채운 건 고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과 액자, 감사패들이다.
수많은 공연 사진이 벽면에 가득하다. 대부분 외국 공연 당시 팬이나 외국의 작가들이 직접 찍어 보낸 사진들이다. 팬들이 직접 공 여사의 얼굴을 그려 넣은 달력과 액자도 함께 전시돼 있다.
2009년 병문안을 온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2010년 6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한국의 명인명무전'에서 5년 만에 무대에 선 모습을 찍은 사진도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에는 조카 손녀인 그룹 투애니원(2NE1) 공민지의 사진이 액자에 꽂혀 눈길을 끌었다.
커다란 벽장 4개를 빼곡히 채운 감사패는 국악인과 장애인들이 보낸 것들이 대부분이다. 해외 교민들이 보낸 감사패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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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옥진 여사의 의자
- (영광=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지난 9일 별세한 '1인 창무극' 공옥진 여사가 생전에 살던 전남 영광읍 교촌리 예술연수소에는 공 여사가 사용한 의자가 남겨져있다. 2012.7.29. cbebop@yna.co.kr
공 여사의 취미를 알 수 있는 유품들도 방 한쪽을 가득 채웠다.
애연가로 알려진 고인이 생전에 모아둔 수많은 담배갑이 액자에 들어 있다. 평소 수집한 수석들도 눈에 띄었다.
공 여사가 작품 활동을 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 의자, 식기, 가구 등은 소박한 그의 생활을 엿보게 했다.
제자들에게 '1인 창무극'을 가르치며 사용한 장구, 소고, 징 등 악기도 먼지가 쌓인 채 남아있다.
유품을 공개한 딸 김은희(64) 씨는 "어머니가 예술 활동과 기록을 남길 기념관 건립을 원하셨다"며 "생전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펼친 연수소에 기념관을 건립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영광군과 영광문화원 등은 1인 창무극 관련 자료와 공 여사의 유물, 기념품 등을 보관할 수 있는 기념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