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부의 우산국(오늘날의 울릉도·독도) 복속에 관련된 삼국사기의 내용은 독도 영유권 문제와 결부돼 최고(最古)의 역사적 근거로 주목을 받으면서도 다소 설화적인 내용의 문헌적 자료로 치부된 면이 없지 않았지만 이번에 발견된 토성으로 역사적 사실로 구체화하고 입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고구려와 국경을 접한 신라는 고구려가 동해 상의 우산국이나 왜(倭)와 연대해 신라의 배후를 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접경지역인 하슬라(옛 강릉)주를 설치하고 이곳에 강력한 권한을 가진 이사부 장군을 군주로 파견, 512년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을 공격해 복속하고 동해안과 동해바다의 권력을 장악했다.
그런데 이번에 강릉시 강문동 H 호텔 신축부지에서 발견된 토성이 이사부 장군이 '나무 사자(木偶獅子)'를 싣고 가 우산국을 공격해 복속한 시기인 6세기 초에 축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발견된 토성이 그동안 역사 및 고고학자들의 노력에도 실체가 별로 드러나지 않았던 우산국 복속을 위한 군사적 거점이고 이곳에서 이사부의 함대가 출항한 곳임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 이유다.
한밭대학교 심정보 교수는 "이 토성의 규모와 출토 유물을 볼 때 6세기 초 하슬라의 군주였던 이사부 장군이 토성을 쌓고 이곳을 군사적 거점 삼아 우산국 정벌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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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부, 우산국 복속 군사거점 찾았다
-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독도를 둘러싼 한·일간 분쟁이 극에 달한 가운데 강원 강릉지역의 H 호텔 신축부지에서 우산국(于山國·울릉도와 독도)을 복속한 신라 이사부(異斯夫) 장군 시대에 축성된 토성(土城)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토성은 고고학적 중요성 외에 역사적으로 1천500년 전부터 독도가 이미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임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2012.8.26 yoo21@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yoo21/
이사부 장군이 하슬라 군주로 부임한 이후 동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둘레가 1㎞가량 되는 토성을 쌓아 군사적 거점을 만들고 파도가 없는 경포호수와 강문항에서 주변의 울창한 산림서 나오는 나무로 배와 나무 사자를 만드는 등 우산국 정벌을 위한 준비과정을 거친 뒤 3년 만인 512년 출항한 문헌의 기록을 입증하는 무엇보다 중요한 자료라는 것이다.
강릉원주대 이성주 교수는 "이 토성은 신라의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을 포함한 동해로 진출하는 군사적 거점이 됐을 것으로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이사부 장군의 우산국 복속에 관련한 고고학 자료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이 토성은 역사적 자료에 고고학 자료가 매칭돼 의미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최근 열린 발굴조사 전문가 검토회의에는 최명희 강릉시장이 직접 방문, 학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최 시장은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임을 감안해 유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외국에서처럼 이를 잘 활용해 독도가 우리 땅임을 국내외에 알릴 수 있도록 설계변경 등을 통해 호텔을 신축하는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대학교 손승철 교수는 최근 언론 기고에서 "신라의 우산국 복속은 정치적인 형태는 조공을 바치는 복속의 형태지만 역사적인 의미는 신라라는 나라로 통합되는 통일의 의미를 갖는 것"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이사부 장군의 우산국 복속은 민족통합을 위한 통일의 시작이라는 역사적 평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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