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국 고문서학을 체계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에 실린 고문서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자매문기'(自賣文記)다.
'자기 자신을 남에게 파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하는 문서'라는 뜻의 이 문서는 철종 13년(1862년) 당시 한 남성이 극심한 빈곤을 견디다 못해 자신과 가족을 노비로 팔아야 했던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서울 규장각한국학연구원(원장 김인걸)은 22일부터 12월15일까지 특별전시회 '규장각, 한국학의 여정'을 연다.
해방 이후 출간된 원로 학자의 한국학 연구서 70여 권과 연구의 기본 자료가 된 규장각 자료 80여 종을 나란히 선보인다.
'한국고문서연구'(최승희)는 '자매문기'와 함께, 조선후기 농업경제와 토지소유 관계의 변화를 통해 사회 변동을 조명한 연구서 '조선후기농업사연구'(김용섭)는 '전라도 고부군 소재 용동궁 전답양안'(全羅道古阜郡所在龍洞宮田畓量案.1830)과 함께 전시된다.
또 방대한 자료와 치밀한 고증을 통해 독도가 역사적으로 한국의 고유 영토임을 입증한 '울릉도와 독도'(송병기)는 주요 근거 자료인 '칙령 제41호: 울릉도를 울도로 개칭하고 도감(島監)을 군수로 개정한 건'(1900)과 함께 보여준다.
대한제국이 1900년 발표한 '칙령 제41호'는 1905년 러일전쟁 중 독도를 일본령으로 편입한다는 이른바 '시마네현 고시'보다도 5년이나 앞선 것이었다.
학자들의 연구노트, 친필원고 등도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그간의 한국학 연구성과를 돌아보는 한편 척박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 학문을 발전시켜 온 학자들에게 바치는 존경의 뜻도 담고 있다고 연구원 측은 밝혔다.
김인걸 원장은 "규장각 자료는 문학, 역사, 철학 등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물론 자연과학, 음악, 미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학술 분야의 귀중한 정보를 담고 있다"면서 "이 전시회를 통해 어떤 자료가 어느 분들의 노고를 통해 어떠한 연구 성과로 이어졌는지 실물과 함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매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