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홍승엽)이 오는 28-30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이는 신작 '개와 그림자'에서 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이솝우화 '개와 그림자'에서 출발한다. 우화는 고기를 물고 다리를 건너던 개가 개울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고기를 빼앗으려다가 입에 있던 고기마저 놓쳐 버린다는 내용.
홍승엽 감독은 물속 그림자를 껍데기나 허상적 자아로 봤다.
거울과 사진 등을 의미하는 검은 판들이 끊임없이 다른 형상과 구조를 만들어내는 가운데 무용수들은 진정한 자아에 대한 물음을 개성 강한 움직임으로 표현해 나간다.
무대 곳곳에 놓인 '기억 상자' 안은 솜털이나 깃털들로 가득하다. 무용수들의 가벼운 움직임에도 쉽게 흩어지는 오브제를 사용함으로써 기억이란 얼마나 쉽게 변형될 수 있는지, 그 속에 축적된 자아는 얼마나 진실한 것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전석 1만5천원이며 문의는 ☎02-3472-1420.
한편, 홍승엽 감독은 이번 작품을 마지막으로 다음 달 27일 임기를 마친다.
다음 달 8일과 24일, 27일 각각 독일 뷔츠부르크와 바트홈부르크, 베를린에서 공연을 잇달아 열며 한국 현대무용의 수준과 위상을 알리는 것으로 임기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그는 "유럽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독일에서 초청공연을 연다는 것은 우리가 그들과 충분히 어깨를 겨룰만한 수준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마지막을 의미 있게 장식하고 떠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