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수위에 따른 높이 조절이 가능한 '카이네틱댐(Kinetic Dam)'을 설치할 경우 매년 반복되는 암각화의 침수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둘러싼 정부와 지역 주민간 갈등이 10년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될지 주목된다.
정부는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변영섭 문화재청장, 박맹우 울산시장 등 관계 기관장들은 MOU를 통해 카이네틱댐 설치 추진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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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업무협약
-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정홍원 국무총리 등 관계 기관장이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나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박맹우 울산시장, 정홍원 국무총리, 변영섭 문화재청장,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013.6.16 srbaek@yna.co.kr
카이네틱댐은 소규모 댐으로 수위 변화에 따라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이동과 해체가 용이하다. 함인선 한양대 교수가 제안했으며 유리처럼 투명한 합성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와 조립식 철골조를 활용해 만들어진다.
이 댐을 전면에 설치하면 물이 불어나도 암각화가 잠기지 않고, 햇빛을 투과시킴으로써 이끼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MOU에 따라 지반 조사, 구조안전성 평가, 사전 테스트 등 기술 검토를 거쳐 카이네틱댐 설치 방식을 최종 결정한다.
검토 작업을 수행할 기술평가팀은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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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반구대 암각화 카이네틱 댐 설치안
- (서울=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 정부는 국보 285호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암각화 전면에 일종의 이동식 투명댐을 설치하기로 했다. sunggu@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그러나 검토 결과, 카이네틱댐이 항구적 보존 방안으로 적절치 않다는 결론이 나오면 임시 대안으로 카이네틱댐을 설치하되 관계부처가 다시 보존 방안을 찾기로 했다.
보존대책 둘러싼 '반구대 갈등' 해소 계기 주목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의 가닥이 잡힌 것은 지난 2003년 울산시가 서울대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지 10년 만이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반구대 암각화의 침수 원인인 인근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울산시는 이 방안이 주민 식수난을 유발한다며 생태제방 설치를 주장하는 등 서로 대립해왔다.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 최초의 고래사냥 기록을 담은 선사시대 바위 그림으로 사연댐 건설로 연중 6개월 가량 물에 잠겨 매년 훼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