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전문가들은 관련 행정 부실과 사업 의지 부족으로 생긴 일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세종벨트 사업은 세종문화회관이 서울시로부터 예산을 받아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 40여 개를 회원사로 가입시켜 공연·전시 티켓을 할인해주고 패키지 상품도 판매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2010년 8월 광화문광장 지하에 통합티켓팅&인포센터를 개관하고 야심 찬 출발을 했다.
그러나 2012년 10월 세종문화회관은 돌연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나섰고 2013년 2월 세종문화회관 사장 방침으로 세종벨트를 축소 운영하라는 지시가 내렸다. 상급기관인 서울시는 같은 해 5월 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지만 세종문화회관은 한 달 후인 6월 사업을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고 나서 인포센터는 7월 31일 문을 닫았고 8월 31일 사업이 공식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서울시 출연금으로 13억4천900만원이 쏟아부어 진 후였다. 결국, 이 돈은 매몰비용이 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세종문화회관은 사업을 끝낸 이유로 실적 부진을 꼽았다.
사업 기간 티켓 판매량이 2010년 8∼12월 1천500장, 2011년 6천128장, 2012년 4천327장, 2013년 1∼6월 708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월평균 약 360장을 팔아 수지를 맞출 수 없었다는 얘기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인포센터의 경우 티켓 판매보다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화장실 위치나 주변 길을 안내해주는 일을 하게 되는 등 의도처럼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재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수익을 기대하려면 티켓 가격대가 높은 민간 프로그램들을 회원사로 확보하려는 노력을 해야 했었는데 세종문화회관이 서울시를 통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울시립미술관 등에만 의존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업 시작 후 세종문화회관 측이 관련 분야의 전문 직원들을 업무에서 빼버린 것도 동력 약화의 큰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회원사였던 한 공연장 관계자는 "회원사들에 전혀 상의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사업 종료를 통보했다"며 "이런 사업은 정착시키려면 장기간 안목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세종벨트를 운영하던 공간을 서울시에 다시 이관했으며 시는 다른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