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일 광주광역시와 전남 장흥에서 열린 제6회 이청준문학제를 취재한 히라바루 나오코(平原奈央子·34) 서일본신문 문화부 기자는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은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지만 문학에서는 그리 친한 나라가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문학 작품을 읽는 일본인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세계문학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세계문학은 유럽, 미국 등 서구의 문학이었는데 80년대를 거쳐오면서 남미문학 등을 발견해 읽기 시작한 것처럼 한국문학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히라바루 기자는 한국의 여러 작가 중에서 "이청준 선생의 작품이 꾸준히 번역 소개되고 있다"면서 특히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서편제'를 통해 그의 작품 세계가 "일본인들의 마음에 새겨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영화 '서편제'는 일본에서 한국 영화는 물론 아시아 영화로는 처음으로 성공한 영화"라면서 "그전에도 한국 영화가 소개된 적은 있었지만 큰 반향은 없었다"고 말했다.
1973년 단편 '바닷가 사람들'이 일본에 처음 소개된 이후 '씌여지지 않은 자서전', '당신들의 천국' 등이 일본어로 번역 출간됐다. '서편제'와 '벌레 이야기'는 두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서편제'와 '밀양'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에 번역 소개됐다.
히라바루 기자는 "이청준문학제에 일본 언론이 취재온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 한국 현대 작가들에게 '수맥(水脈)' 같은 존재인 이청준 문학을 여러 방면에서 살펴보고 싶다"고 했다.
이청준 선생과 동향(전남 장흥)인 소설가 한승원, 이승우 작가를 인터뷰한 그는 "이승우, 한승원 작가 등을 만났는데 여러 세대의 한국 작가 작품이 다양하게 번역되고 소개되면 좋겠다"면서 "작품에 힘이 있으면 지역, 시대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학을 통해 "한국인도 일본인과 똑같은 인간, 똑같이 갈등하며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것을 (일본인이) 깨달으면 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면서 "우리는 이웃이기 때문에 마치 거울처럼 한국 사람을 보면 일본인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어가 유창한 히라바루 기자는 규슈대 문학부에서 한국사를 공부하고 서강대에서 유학했으며 한국문학을 일본에서 소개하는 모임인 'K-문학 진흥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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