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감독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라디오 프랑스에서 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11월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가 평양에서 공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감독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오는 11월 한국과 중국 투어를 한다"면서 "11월 18∼19일 서울 공연을 마치고 평양에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단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독일과 한국이 비슷한 점이 있으니 성사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독일에서 최고(最古·1548년 창단) 역사를 자랑하는 오케스트라로 정 감독은 2012/2013시즌부터 이 악단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정 감독은 남북한 음악교류가 "제일 큰 꿈이다"면서 "다른 것은 다 그만두더라도 그것 하나만은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2012년 파리에서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북한 은하수 관현악단의 합동공연을 펼친 바 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남북한 합동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게 자신의 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시향과 관련해 정 감독은 자신을 둘러싼 고액연봉과 업무비 횡령 논란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서울시향 운영과 정 감독 연봉으로 많은 세금이 들어갔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내가 시민 세금을 빼앗아 간다는 소리는 정말 듣기 싫다"면서 "서울시향에 돈을 벌어줬는데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로 서울시향과 계약이 만료되는 정 감독은 "예술감독 재계약 조건으로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건립과 서울시 지원을 내걸었다"면서 "서울시에서 결정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 솔직히 말하자면 이 일을 그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항공권 부정 사용 등 자신을 둘러싼 잡음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것을 큰일이라고 만들어내는 사람이 있다"면서 "결과가 나왔을 때 그때 그들로부터 '미안하다', '다시 안 하겠다'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시민단체는 2009년 정 감독이 서울시향에서 지급한 항공권 중 1천300만원 상당을 아들과 며느리가 사용하게 했고, 집수리를 할 때 호텔을 이용해 숙박료 4천100만원 가량을 시향 비용으로 충당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며 정 감독을 경찰에 고발했다.
정 감독은 2005년 서울시향 예술감독에 취임해 10년 넘게 이끌면서 서울시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향은 작년 영국의 세계적 클래식 음악축제 BBC 프롬스 등 유럽 4개국 주요 음악축제에 초청받아 연주했다.
앞서 2011년에는 서울시향은 아시아 오케스트라로는 최초로 세계 최고 클래식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DG)과 장기 음반 발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서울시향과 정 감독의 계약은 지난해 말로 만료됐지만, 임시로 1년 연장됐으며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한편, 2000년부터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을 이끌어온 정 감독은 12일 파리에서 마지막 공연을 열고 15년 만에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예술감독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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