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자유학기제 시행에 앞서 취약 학교의 학습부진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입시업체 하늘교육이 서울 시내 중학교 379곳이 학교알리미에 공시한 작년 1학년 2학기 성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중 52.0%(197곳)가 학생 3분의1 이상이 수학에서 E등급을 받았다.
E등급은 중학교의 내신 5단계 성취도 중 최하위로 원점수 기준으로 60점 이하다.
수학 E등급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는 중랑구 A중(56.3%) 강북구 B중(55.4%), 영등포구 C중(53.8%) 등 순이었다. E등급이 40% 이상인 학교도 89곳이었다.
과학은 서울 중학교의 53.3%(200곳), 영어는 36.9%(140곳)가 E등급 비율이 3분의 1을 넘었다.
학생들이 부담을 비교적 덜 느끼는 사회 과목도 E등급 비율이 높은 학교가 많았다. 1학년 사회 성적을 공시한 학교 201곳 중 41.3%(83곳)가 학생 3분의1 이상이 E등급이었다. 단 국어는 E등급이 3분의1이 넘는 학교가 8.4%(32곳)에 그쳤다.
지역별 격차도 뚜렷했다. 국어·영어·수학의 평균 성취도가 E등급인 학생 비율은 강남(21.1%), 서초(21.6%), 노원(24.8%) 등 '교육특구'가 가장 낮았다.
E등급 비율이 높은 자치구는 성동(33.6%), 관악(31.5%), 중랑(30.8%), 동대문(30.7%), 강동(29.9%) 순이었다.
이같이 학습부진 중학생이 많으면 정부가 2016년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전면 시행해도 진로 탐색과 창의적 토론 등 제도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톨릭대 교육학과의 성기선 교수는 "수월성 교육만 중시하는 정책 목표를 고쳐 학교가 학습결손 학생을 제대로 끌어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교사 운동본부의 정병오 대표교사(중학교 교사)는 "부진 학생 지도에 '알바' 수준의 비정규직 강사를 쓰는 것이 요즘 학교의 현실이다. 우수 교사가 부진학생을 맡을 수 있도록 예산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