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유상증자 개입·현대저축銀 업무위탁 여부도 수사
검찰이 황두연(51) ISMG 코리아 대표의 '현대그룹 경영 부당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12일 국세청에서 관련 자료를 압수수색 형식으로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황의수 부장검사)는 이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을 방문,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조사국 측의 협조를 받아 '황두연 사건'과 연관된 현대상선의 2011~2012년 세무조사 자료를 확보했다.
그간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현대상선의 미국 내 물류를 담당하는 용역업체들을 운영하며 거래금 중 340만달러 상당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국세청은 당시 세무조사를 통해 현대상선이 미국 내 물류업체들과 거래를 하면서 세금을 탈루한 사실을 확인하고 30억여원을 추징했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국세청 자료를 분석하며 실제 현대상선이 황 대표가 운영한 업체들과 거래를 했는지, 계약 내역 및 자금 거래에서 의심스러운 점은 없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 밖에도 황 대표와 관련한 여러 사건들을 수사중이다.
앞서 금감원은 현대저축은행이 황 대표가 운영하는 대출위탁업체에 업무를 맡기면서 높은 이자를 지급한 혐의가 있다며 검찰에 현대저축은행을 고발했다.
뒤이어 현대증권 노조는 지난 3월 말 "현대증권이 홍콩 현지법인에 1억 달러를 유상증자하는 과정에서 황 대표가 개입한 정황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현대그룹 사장단 회의 녹취록에 기록돼 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당시 고발된 사람은 황 대표와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이사, 김현겸 현대그룹 전략기획2본부장 등 3명이다.
두 사건은 애초 금융조세조사1부에 배당됐으나 지난 5월께 금융조세조사3부로 재배당됐다.
금융조세조사3부는 황 대표가 현대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자체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벌이고 있었다.
ISMG 코리아는 현대그룹의 광고 제작 협력사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맏딸인 정지이씨가 전무로 있는 현대 U&I에서 지분의 40%를 갖고 있다. 황 대표는 현 회장과도 개인적인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 대표는 본인 소유 업체를 통해 현대그룹의 광고, 투자자문, 건물관리, 손해보험 중개, 차량 렌트, 부동산 거래 등에 관여해왔다는 의혹을 받으며 현대증권 노조로부터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현대증권이 현대저축은행(옛 대영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 황 대표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