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성공단의 조업이 멈춘 지 이제 두 달 가까이 돼가는데요.
입주기업 대표단이 공단에 두고온 자산과 설비 점검을 위해 오늘(30일) 네 번째 방북을 추진했지만 또다시 무산됐습니다.
김지선 기자입니다.
[기자]
남북출입사무소로 들어가는 통일대교 남단.
전국에서 모인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와 주재원 등 240여 명은 아침 일찍부터 이곳에서 방북 승인을 기다렸습니다.
개성공단까지는 불과 20분 거리지만 다리를 건널 수 없는 이들.
삼삼오오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자유롭게 드나드는 관광버스를 하염없이 바라볼 뿐입니다.
<옥성석 부회장/개성공단기업협회> "이렇게 오래갈 줄은 몰랐죠! 우리도. 며칠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벌써 두 달이 다 돼 가잖아요.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면 제가 쳐다볼 수가 없어요. 미안해가지고."
오전 10시가 되도록 통일부는 묵묵부답.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온 이들은 답답한 마음에 바리케이트를 넘어 콘크리트 바닥에 주저앉고 맙니다.
다시 한번 양쪽 정부에 조건없는 공단 정상화를 촉구했습니다.
<이임동 대표/개성공단 주재원협의회> "남북한 정부 당국자 분들에게 제발 좀 부탁하겠습니다. 그들의 행복한 삶을 되돌려 주십시오. 어떠한 조건 없이 돌려주십시오. 어떠한 명분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단 가동 재개와 정부 지원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는 사전에 집회를 신고하지 않아 법에 저촉된다는 경찰 의견을 받아들여 취소했습니다.
입주기업 대표들은 당초 국회의사당까지 차량 행진을 할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무산됐습니다.
결국 구호 한 번 외쳐보지 못하고 기약 없는 약속만을 남긴 채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입주기업의 방북을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당국 간 실무 회담이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뉴스Y 김지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