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민주통합당 최고위원들이 18일 사퇴를 전격 발표하면서 5일째 파행을 맞고 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간 단일화 협상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안 후보측에서 단일화 협상의 걸림돌로 지목해온 인적 쇄신문제가 이 대표 등의 사퇴로 사실상 해결되면서 지난 14일부터 중단돼온 양 후보간 단일화 논의를 다시 본격 진행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 사퇴발표에 이어 문재인 후보가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에게 일임한다고 밝히고 광주를 방문중인 안 후보 역시 문 후보와 서울서 직접 만나 문제해결에 나겠다는 의사를 표명, 양측간 갈등이 해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후보는 이에따라 시간적으로 촉박한 단일화 문제를 직접 풀기위해 이르면 이날 밤 회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단일화 논의는 급진전될 전망이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낮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대표인 저 이해찬과 최고위원 전원은 오늘 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직을 사임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경우 정기국회 업무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정기국회 회기가 종료된 이후 물러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오직 정권교체와 단일화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 우리들의 거취가 결코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를 회피하거나 지연하는 핑계가 돼서는 안 된다는 일념으로 이 무겁고 자랑스러운 민주당 당대표와 최고위원의 소임을 내려놓는다"며 "단일화에 진심을 갖고 즉각 논의를 재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안 후보측에서 주장하는 '쇄신'의 핵심인물로서, 이날 사퇴를 선언함으로써 중단돼온 야권 후보단일화를 재개하는 '불씨'를 마련한 것이다.
이 대표의 사퇴선언에 이어 문 후보가 직접 나서 '통큰 양보'를 하는 정치적 결단을 내린 것도 상황을 급진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후는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안 후보를 겨냥, "당장 오늘 오후 또는 밤 부터라도 협상팀이든 후보든 어떤 차원의 만남과 협의든 다시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신속한 단일화 협상 타결을 위해 여론조사든 여론조사 플러스 알파 방식이든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 측이 결정토록 맡기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안 후보도 즉각 화답을 표명하고 나섰다.
안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직접 만나 단일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실무자에게 맡기지 않고 두 사람이 만나 제 모든 걸 걸고 반드시 단일화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의 회동과 관련, 현재 문 후보는 오후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상태며, 안 후보의 경우 오후 3시30분께 전남 광주 일정을 마치고 바로 상경할 예정이다.
양측 캠프 관계자들은 "두 후보가 이날 밤이라도 만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구체적인 시간이나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두 후보의 이날 회동 여부와 관계없이 5일째 중단돼온 단일화 협상은 어찌됐든 가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단일화 시점으로 정한 후보 등록일(오는 25~26)이전까지 물리적 시간이 일주일 가량밖에 남지않은데다 단일화를 위한 방법론도 서둘러 확정해야 하기 때문에 양측 실무진들간 접촉도 곧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여론조사 등 단일화 방법론을 놓고 양측간 의견이 다소 맞설 가능성은 있으나 문 후보가 이 문제를 안 후보측에 일임키로 한 이상 큰 논란없이 타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