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을 `눈치작전' 치열..지연전술도
최대 격전지인 강원지사 보궐선거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내달 3∼4일, 민주당은 오는 28∼30일 각각 경선을 치러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며, 경남 김해을에서도 여야의 공천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내년 수도권 총선의 교두보로 인식되는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의 공천에 있어서는 여야 모두 속도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상대당 후보에 대해 경쟁력을 갖춘 '맞춤형 후보'를 찾기 위해 막판까지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분당을 = 한나라당으로서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출마 여부가, 민주당으로서는 한나라당내 교통정리가 최대 관심사다. 두 정당은 지연전술을 구사하며 상대당의 '패'를 읽는데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21일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분당을 예비후보에 대한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나, 민주당 후보가 어떤 식으로든 정리된 이후에나 공천 작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전략공천을 주장하는 그룹과 공천 신청자에 대한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측의 갈등도 예상된다. 정운찬 전 총리가 불출마 의사를 거듭 밝힘에 따라 전략공천 목소리가 약해지긴 했지만 분당을 판세가 강원, 김해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공천이 불가피하다는 게 여권 일각의 주장이다. 하지만 정 전 총리의 불출마에 따른 `대안 부재론'에 더해 일부 최고위원들의 강한 반대로 전략공천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한 핵심당직자는 20일 분당을 공천을 둘러싼 권력그룹 간 혼선을 거론하면서 "금주 중 가닥을 잡기 위한 모종의 움직임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분당을 공천 작업 자체를 `올스톱'한 가운데 여권의 동향과 함께 "몸을 사리지 않겠다"는 원칙적 입장만을 밝혀온 손학규 대표의 `최종 결심'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정 전 총리의 불출마로 손 대표와의 대결이 불발된다면 `빅 매치'라는 상징적 의미가 축소되는 만큼 손 대표가 분당을에 뛰어들 가능성도 낮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가 나올 경우 오히려 승산이 있다는 의견도 없지 않은 데다 좀처럼 대안도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손학규 차출론'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경남 김해을 = 한나라당은 금주 중 김해을 공천 방식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며, 민주당은 21일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는 데 이어 본격적인 야권 후보단일화 작업에 나선다. 한나라당은 `여론조사 경선'으로 후보를 공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 일각의 선거인단 경선 요구도 있지만 `총리급' 인사인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다른 예비후보에 비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예선보다는 본선에 주력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기때문이다. 민주당은 20∼21일 곽진업, 박영진 두 예비후보를 상대로 경선을 실시하며 공천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국민참여당과의 후보 단일화라는 또 하나의 관문을 남겨놓고 있다. 김해을이 `노무현 성지'로도 불린다는 점에서 결코 민주당 후보로의 단일화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해 지역 선대위원장으로 친노(친노무현)의 상징적 인물인 한명숙 전 총리와 부산 출신의 김영춘 최고위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전남 순천 보궐선거의 경우 한나라당은 공천신청자가 전무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야권연대 차원에서 `무(無)공천'으로 가닥을 잡아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손학규 대표가 22일 순천에 내려가기로 한 것도 '텃밭' 달래기 차원에서다. ◇강원지사 = 한나라당은 엄기영 전 MBC 사장, 최동규 전 중소기업청장, 최흥집 전 강원도 정무부지사로 후보를 압축한 데 이어 4만여명의 신청자 중 추첨을 통해 선거인단을 꾸려 내달 3∼4일 경선을 실시한다. 민주당은 최문순, 조일현, 이화영 전 의원 등 3명의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3차례의 권역별 합동연설회를 거쳐 오는 28∼30일 경선을 실시, 31일 후보를 최종 확정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MBC 사장 출신이자 고교(춘천고) 선후배인 한나라당 엄기영, 민주당 최문순 예비후보가 나란히 경선을 통과, 본선에서 맞대결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여야 지도부가 강원 선거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강원지사 선거 지원 가능성, 이광재 전 강원지사에 대한 동정론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hanksong@yna.co.krkbeomh@yna.co.kr
2011-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