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체제붕괴 행위'로 판단..무력화 공세 강화
작년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재개된 대북 심리전 수단과 내용이 심리전 방송과 전단지에 이어 생활용품 같은 물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단지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우월성과 천안함 폭침 등 무력 도발사례를 담았던 초기 내용과 달리 최근에는 튀니지를 시작으로 이집트와 리비아 등으로 확산하는 시민혁명 및 반독재 민주화시위 등으로 보완되고 있다.
우선 군 당국은 지난해 5월24일 오후 6시부터 6년만에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했다. '자유의 소리'로 불리는 이 방송은 자유민주주의 우월성과 대한민국의 발전상, 남북한 체제 비교, 음악 등 사전에 녹음된 내용으로 1회 4시간 분량으로 진행되고 있다.FM 방송인 심리전 방송은 오전 10~12시 1회, 오후 6~10시 1회, 오후 10시~다음날 오전 2시 1회 등 하루에 3회 전파를 탄다. 서.동부 전선은 103.1㎒, 중부 전선은 107.3㎒로 방송되고 있다. 심리전 방송 다음으로 전단지 살포가 시작됐다. 지난 6월 초부터 북측지역으로 뿌려진 전단지에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공격이라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와 함께 국제사회의 대응, 국제소식 등을 담았다. 북한이 연평도 포격도발을 감행한 지난 11월 23일 저녁에는 전단지 40여만 장을 강원도 철원과 대마리, 경기 연천, 김포 등 4곳에서 기구에 달아 북한지역으로 날려 보냈다. 전단지에는 연평도 포격 도발을 비롯해 지난해 6월 뿌렸던 전단지 내용과 유사한 문구가 들어갔다. 전단지를 담은 기구에는 인공위성위치확인(GPS) 장치가 부착돼 평양지역까지 날아간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300만장 넘게 뿌려졌다. 지난 15일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DMZ)를 통해 내려온 북한 주민은 합동신문조 조사에서 남측에서 살포한 전단을 보고 탈북을 결심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어 이달 초부터는 북한에 물품을 살포하기 시작했다. 남북이 2004년 6월 선전활동 중지를 합의한 이후 처음이다. 북측지역으로 보낸 물품은 치약.칫솔.비누.화장지 등 실용품 14종과 속옷.모자.장갑 등 의류품 10종, 소화제.감기약.연고.소독약 등 의약품 8종, 볼펜.연필.지우개 등 학용품 4종, 햇반(즉석밥)을 비롯한 식료품과 라디오 등 1만여 점으로 6억2천만원 상당에 이른다. 이밖에 군은 MDL 일대 11개 지역에 확성기(대형 스피커)를 설치했으나 본격적인 방송은 미루고 있다. 확성기는 지난해 5월 시작된 '자유의 소리' 방송을 재전송하게 된다. 이처럼 대북심리전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궁극적으로 북한 내부로부터 변화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은 남측의 다양한 심리전을 '체제붕괴를 노린 행위'라고 판단하며 무력화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수석대표)은 이날 전화통지문에서 "심리전 행위가 계속된다면 임진각을 비롯한 반공화국 심리모략행위의 발원지(원점)에 대한 우리 군대의 직접 조준격파사격이 자위권 수호의 원칙에서 단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threek@yna.co.kr
2011-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