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원회, 실록 영어 번역작업 착수
국사편찬위원회, 실록 영어 번역작업 착수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조선왕조 역사의 보고(寶庫)인 조선왕조실록이 영어로 번역된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올해 5억 원의 예산을 확보, 조선왕조실록 영역(英譯) 작업에 착수했다.
조선왕조실록 영역 작업은 장장 20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는 대장정이 될 전망이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오는 2033년 완역을 목표로, 중국 고전을 영어로 번역한 경험이 있는 영어권 전문가와 한국학 학자들에게 번역을 의뢰하기로 했다.
실록의 영어 번역 작업이 끝나면 전체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하고, 외국인들의 눈높이에 맞게 주요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요약 정리해 책자로도 펴낼 계획이다.
지난해 가을 기초 자료 조사에 들어간 국사편찬위원회는 올해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조선 전기와 중기, 후기 내용을 하나씩 시험 번역해 문제점 등을 검토한 뒤 본격적인 번역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또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여진, 몽골, 일본 등 외국 인명과 지명, 과거제, 중앙관제 등 용어의 발음과 표기를 통일해 번역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 계획이다.
영어로 번역된 조선왕조실록은 해외 한국학 학자들은 물론 역사 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한류 팬들이 조선 왕조의 생생한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사편찬위원회 관계자는 "조선왕조실록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록 문화"라면서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는 것처럼 오랜 시간이 걸려도 조선왕조실록의 표준 영어본을 만들어 놓으면 여기에서 파생되는 가치들은 측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류가 아시아 지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요즘 "드라마를 영어로 번역할 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편년체(연대순으로 기록하는 형식)로 기록한 책으로, 1973년 국보 제151호로 지정됐다.
1997년에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훈민정음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5천300여만자(字)에 이르는 조선왕조실록의 한글 번역 작업은 1968년에 시작돼 1993년 413책으로 완간됐다.
국사편찬위원회는 2006년부터 인터넷(http://sillok.history.go.kr)을 통해 실록의 원문과 한글 번역본에 대한 열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실록 번역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한국고전번역원은 최근 '조선왕조실록 번역 현대화 사업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조선왕조실록 한글 번역본의 오류와 표현을 바로잡는 현대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번역원 측은 내년부터 번역 오류에 대한 본격적인 수정 작업에 들어가 적어도 2020년까지는 현대화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yunzhen@yna.co.kr
2012-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