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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산마비 사태 후 '정보보안 사각지대' 우려 커져
    지난 20일 전산마비 해킹 사태를 계기로 방송사의 보안시스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난방송의 주축이 돼야 할 공영방송사들이 정작 사이버 테러에 취약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에서 똑같은 피해를 본 금융권과 비교해 방송사들의 복구 속도는 더뎠다. 은행들은 사고 발생 당일 전산망을 대부분 복구한 반면 방송사는 전산망 복구가 21일 오전에야 이뤄졌다. 게다가 수천 대의 컴퓨터가 피해를 보다 보니 업무 정상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보안업계는 피해 컴퓨터의 데이터를 되살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차단됐던 KBS 홈페이지는 24일 현재 접속이 가능한 상태지만 뉴스검색과 시청자 게시판 등 일부 서비스는 제한됐다. 복구가 느린 배경에는 시스템의 부재 문제가 있다. 금융사와 달리 방송사는 서버가 손상되면 저장된 자료로 즉시 대체할 수 있는 재난복구시스템(DRS)이 없다. 금융사는 20일 서버에 문제가 발생하자 대체서버로 전환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반면 방송사들은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대신 방송의 안정성을 위해 방송용 네트워크와 업무용 네트워크를 분리해 운용하고 있다. 외부 해킹에도 방송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던 이유는 방송용 네트워크가 외부의 접근을 차단한 폐쇄망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MBC 관계자는 "업무용 네트워크는 대민 서비스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백업시스템만 갖췄을 뿐 DRS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지 않다"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 재정적인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보안전문인력 부족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반기업과 비교해 보면 방송사들의 보안 수준은 상당하다는 게 보안업계의 평가다. KBS의 경우 이중 방화벽을 구축해 외부 유해사이트나 악성코드의 접근을 막고 있다. 그러나 전문 외주업체가 서버관리와 보안업무 전반을 맡다 보니 정작 사내 보안전문인력은 1-2명에 그친다. KBS는 정보인프라부에 직원 40여 명이 있지만 보안전문인력은 2명에 불과하다. 20여 명의 직원이 있는 MBC 정보콘텐츠실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직원들이 업무용으로 쓰는 내부망과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외부망이 분리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방송사를 포함한 대부분 민간기업은 비용과 업무 불편을 이유로 망 분리 대신 보안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일각에서는 방송사도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포함해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정보통신기반보호법은 행정기관과 금융사, 통신사업자 등 186개 시설을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로 지정해 사이버테러 공격 등에 대비해 스스로 보호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대상 시설의 정보보호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방송사는 독립성을 이유로 이 법에서 제외된 상태다. 방송사들은 우선 자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KBS는 "피해 복구와 함께 추가 사이버테러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평상시 정보통신 보안업무 지침을 운영하고, 유관기관과 예방 및 점검활동을 벌여왔지만 초고도화된 사이버 테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okko@yna.co.kr tsl@yna.co.kr
    201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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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리밍 1회 사용료 3.6원..소비자는 기존 정액제 가능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저작권사용료 징수 방식이 5월부터 정액제에서 종량제로 전환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월 1일부터 스트리밍(음성, 영상 등 데이터를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법) 서비스의 '가입자당 저작권사용료 징수방식'(무제한 정액제)을 이른바 종량제로 불리는 '이용횟수당 징수방식'으로 전환한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온라인음악사이트에서 월정액 요금에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상품의 경우, 서비스사업자는 이용횟수와 관계없이 가입자당 1천800(단일 플랫폼)~2천400원(기기제한 없는 경우)까지 저작권사용료를 권리 3단체에 내야 한다. 이에 따라 저작자는 가입자당 300~400원 또는 매출액 10%, 실연자는 가입자당 180~240원 또는 매출액 6%, 제작자는 가입자당 1천320~1천760원 또는 매출액 44%를 각각 받고 있다. 하지만 5월부터는 서비스사업자가 상품 유형에 상관없이 월별 실제 이용횟수에 따라 저작권사용료를 권리 3단체에 내게 된다. 스트리밍 1회 이용당 저작권사용료 단가는 3.6원으로 정해졌다. 구체적으로 저작자는 1회 이용당 0.6원 또는 매출액의 10%, 실연자는 0.36원 또는 매출액의 6%, 제작자는 2.64원 또는 매출액의 44%를 받게 된다. 문화부는 3.6원이라는 저작권사용료 단가는 현재 시장에서 정상가로 통용되는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의 이용권 가격(6천원)과 가입자당 월평균 이용횟수(1천회)를 고려해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개정은 서비스사업자가 저작권사용료를 납부하는 방식에만 관련됐기 때문에 소비자는 종량제와 함께 예전처럼 월정액 상품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은 서비스사업자에 따라 다소 올라갈 수 있다. 문화부는 "월정액 상품을 유지하면서 소비자 부담도 최소화되도록 단가를 설정한 것"이라며 "서비스사업자별로 소비자 가격이 차별화되면 소비자의 선택 폭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문화부는 기존 가입자당 사용료 방식은, 늘어나는 음원 이용을 고려할 때 창작자의 권익보호에 미흡한 점이 있다는 지적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도 국정과제에서 '음악창작자의 권익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문화부는 이달 하순 권리자단체, 서비스사업자, 음악창작자, 소비자 대표 등이 참여하는 '음원 전송사용료 개선협의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다운로드 묶음상품 할인율 조정문제, 신종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사용료 기준, 해외 음악서비스 제공에 대한 사용료 기준 등 온라인 음원 시장의 다양한 이슈를 논의해 6월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문화부는 "만약 이번 저작권사용료 징수방식 개정으로 소비자의 부담이 많이 늘어난다면 협의회에서 개선 방안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며 "인위적으로 이용 횟수를 조작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대처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남의 물건만 훔치는 게 도둑질이 아니라 저작권을 가져가는 것도 부도덕한 일이라는 인식 아래 보호장치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부 관계자는 "저작권제도의 룰이 제대로 마련되면 창조 경제의 인프라가 될 수 있다"며 "지난해 업계에서 제기된 문제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법안 등 관련 법·제도를 전체적인 틀에서 검토해 현실에 맞게끔 새롭게 다듬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ool@yna.co.kr
    201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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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호진, 소리꾼 남매의 그리움 파고들어 몰입 이끌어낼 것!
    국립창극단, 27-31일 극립극장서 창극 '서편제' 소리꾼의 삶과 애환을 그리는 '서편제'는 그간 다양한 장르로 대중과 만나왔다. 고(故) 이청준의 단편소설(1976)이 원작인 이 작품은 1993년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동원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로 전 국민이 다 아는 이야기가 됐다. 2010년에는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올해는 서편제가 '창극'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는다. 국립창극단이 오는 27-31일 창극 '서편제'를 국립극장 무대에 올리는 것. 소리꾼의 '득음'의 경지를 향한 갈망, 그로 인한 한(恨)과 그리움의 정서를 '진짜 소리꾼'들이 어떻게 그려낼지 관심을 모은다 한 가지 더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 창작뮤지컬계 대부'라 불리는 윤호진(65)씨가 연출을 맡았다는 것이다. 그의 첫 창극 연출이다. 최근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70년대 후반쯤에 명창 김소희 선생이 '심청가'를 완창하는 것을 감명깊게 본 적이 있다"며 "연출자로서 극의 형태로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야 처음으로 창극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리꾼이 소리의 본질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그린 '서편제'야 말로 창극과 제격"이라며 "판소리가 현대적 창극으로 가는 좋은 과정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대부가 만드는 창극, 어떤 점이 가장 다를까. 그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극의 모티브를 확실하게 살려냄으로써 '지루하지 않은 창극'을 만드는 것이다. "기존 '서편제'에는 최고의 소리를 위해 아비 '유봉'이 딸의 눈을 멀게한다는 막연한 설정 이외에는 모티브가 정확하지가 않아요. 이번에는 소리꾼 의붓남매인 '동호'와 '송화'의 감정을 파고들어가려 합니다. 단순히 오누이 간의 정이 아니라 남녀 간의 사랑으로 해석함으로써 극을 더 설득력 있게 전달해보고 싶어요. 동호와 송화가 왜 그토록 끈질기게 서로 그리워하는지, 왜 유봉이 소리를 위해 딸의 눈까지 멀게하는지 등 동기가 확실히 드러나게 할 겁니다." 그는 "모티브를 제대로 살려내야 관객들이 두 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을 집중하며 따라올 수 있다"며 "뮤지컬이든 창극이든 연출가로서 가장 중요한 일은 관객을 몰입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창(판소리 선율을 만듦)의 개념도 대사에 소리를 입혀 표현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하기로 했다. "가사를 새로 만들어 소리 형태로 부르는 것은 어쩐지 계속 어색하게 들리더라고요. 그래서 기존 판소리 다섯 마당 등에서 '서편제'와 어울리는 부분을 그대로 가져 오려 합니다. 유봉이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장면에서는 '춘향가' 중 이별가 대목을, 눈먼 송화는 신세를 한탄하면서 '심청가'의 한 대목을 부르는 식이죠." 소리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다는 말에 "뮤지컬만 했던 사람이라 잘 모른다. 안숙선 선생에게 전부 물어보면서 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웃었다. 그렇다고 그는 이번 창극을 뮤지컬처럼 화려하고 현대적으로 만들 생각은 없다. 오히려 그는 "새 시도는 창극을 '깨트리지 않는' 선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우리의 전통을 절제된 미학으로, 품격있게 그려내고 싶다"고 말했다. 무대도 한 편의 수묵화처럼 간결하고 여백의 미가 살아있도록 표현할 예정이다. 하지만, 관객들은 하마터면 이번 공연을 만나지 못할 뻔했다. 윤 연출이 지난 1월 대통령 취임식 행사의 총감독으로 임명되며 공연을 미루는 방안이 고려됐던 것이다. "극장 측에서는 공연을 취소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지만 미룰 수 없다는 생각으로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취임식이 끝나고 하루도 안 빠지고 연습실에 나올 만큼 마음에 여유가 없네요.(웃음)" 취임식이 끝나고서 처음 한 통화도 작품의 대본을 맡은 극작가 김명화 씨와의 전화였다. "행사가 끝나자마자 '대본은 다 끝났느냐'고 전화를 했더니 반대쪽에서 무척 황당해하더고요. 어떻게 이렇게 끝나자마자 전화를 했느냐면서요. 취임식을 준비하면서도 이 작품에 대한 생각이 늘 가슴 한켠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뮤지컬이든, 창극이든, 대통령 취임식이든 다 똑같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며 말했다. "창극 연출은 처음이지만 사람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은 제가 여태껏 해온 뮤지컬 작업과 다르지 않습니다. 소리의 본질을 찾아 몸부림치는 소리꾼들의 진정성이 관객의 마음과 통하길 기대합니다." 관람료는 2만-7만원이며 문의는 ☎02-2280-4114. sj9974@yna.co.kr
    201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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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러브, 러브, 러브' 주연
    "아내가 집에서 '나는 아이를 보는데 당신은 대본을 보느냐'고 해요. 견제가 굉장히 심합니다."(이선균) "즐기는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작품에 파고들더라고요. 성실한 남편의 모습에 옆에서 맘이 조급해지기도 합니다."(전혜진) 배우 이선균(38)·전혜진(37) 부부가 나란히 연극 무대에 선다. 영국 극작가 마이크 바틀렛의 '러브, 러브, 러브'에서 첫눈에 사랑을 느껴 결혼해 40여 년을 함께하는 케네스·산드라 부부로 연기한다. 5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들 부부는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다. 이선균이 아내에 대해 "정말 좋아하는 여배우이자 팬"이라고 말하면 전혜진은 "(남편이 좋은 배우인지는) 하는 거 봐서 답하겠다"고 농을 건다. 또 전혜진이 말을 돌려 "남편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저 정도 위치의 배우는 뭔가 다르구나 싶었다"고 진지한 평가를 내면, 이선균은 아내로서의 전혜진에 대해 말해달라는 질문에 "꼭 대답을 해야 하냐"며 통쾌하다는 듯 파안대소했다. 하지만 딴죽을 거는 듯한 이들의 대화 속에는 끈끈한 신뢰가 묻어났다. "참 잘하더라고요. 산드라 역할을 대한민국에서 전혜진만큼 잘하는 배우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돕니다."(이선균) "남편이 집에서 연습실까지 두 시간을 걸어다녀요. 그렇게 맘을 다잡는 모습을 보면 자극이 됩니다."(전혜진) '러브, 러브, 러브'는 2010년 영국 드럼 시어터 플리모스에서 초연한 연극이다. 1967년에 만나 결혼한 부부의 이야기 속에 베이비붐 세대의 열정과 꿈, 중년의 위기, 자녀와의 갈등으로 고민하는 노년의 삶을 담는다. 이야기 시점은 1967년, 1990년, 2011년으로 설정된다. 이선균과 전혜진은 변혁과 자유를 희구하는 '네오-히피' 감성의 19살 옥스퍼드 대학생, 두 아이를 낳아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지만 정작 둘의 관계에서는 위기를 맞는 42세의 중년, 느긋한 은퇴자의 삶을 살지만 자녀와의 갈등으로 고민하는 63세의 노년을 연기한다. "산드라는 자유와 구속이 공존하는 그런 사랑을 찾아서 떠나는 인물이에요. 죽을 때까지 '카르페 디엠(carpe diem, 지금 살고 있는 순간을 즐겨라)'을 외치며 살아갈 것 같은 매력있는 역할입니다. 어떻게 잘 즐길 수 있을지, 살아있다고 느낄 수 있을지 고민한다는 점에서 저와 비슷한 지점이 있어요."(전혜진) "케네스는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한 것인지 고민합니다. 그것 때문에 고민하고, 갈등하고, 연구하는 사람이죠. 자유와 행복에 대해 계속 고민합니다." (이선균) 부부가 나란히 택한 이 작품은 각자의 연기 인생에서도 중요한 한 페이지다. 출산과 육아로 3년간 '경력단절여성'으로 지낸 전혜진의 복귀작이고, 데뷔 13년 만에 도전하는 이선균의 첫 프로 연극 무대다. "저를 찾고 싶었던 무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앞만 보고 잘 달려왔지만, 공허한 부분이 있었고요. 그러던 중 이번 작품 연출을 하시는 이상우 선생님의 제의를 받았어요. 22살 때 선생님이 계시는 차이무 소속 배우로 연극을 해왔고, 제가 존경하는 분이기에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전혜진) "막상 하려니까 겁도 나고 주저하기도 했어요. 부부가 함께하면서 일상의 감정이 무대에 올라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도 됐고요. 하지만 이번엔 작품을 놓치고 싶지 않아 용기를 냈습니다. 무대에 오르면 떨리겠지만, 설렘으로, 즐거움으로 즐기려고 합니다."(이선균) 이날 자리에는 두 사람을 발탁한 이상우 예술감독이 함께했다. 10여 년 이들을 지켜봐 온 그는 "두 부부가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술을 마시고, 또 술에 취하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안다"며 "환상적인 궁합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캐스팅했다"고 전했다. 작품은 결론적으로 '사랑'에 대한 얘기다. 또 "배우가 보이는 연극,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는 연극"으로 빚어질 계획이다. "부부 간 충돌, 가치관의 충돌, 세대 간 충돌이 등장하는데 결국 이 모두를 이겨내는 게 사랑이 아닌가 합니다. 작품을 보면 사람과 세상을 관조하는 작가의 통찰력이 느껴지는데요. 논리나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갈등을 푸는 열쇠가 결국 사람 사이 사랑의 감정임을 말한다고 봅니다."(이상우) '러브, 러브, 러브'는 오는 27일부터 4월 2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hrseo@yna.co.kr
    201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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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청산 난징대학살기념관장 인터뷰
    '전사불망 후사지사(前事不忘 後事之師)'. 중국 난징(南京)대학살의 비극을 생생히 보여주는 난징대학살기념관 벽에는 과거의 일을 잊지 않으면 훗날 본보기가 된다는 뜻의 이 여덟 글자가 새겨져 있다. 주청산(朱成山) 난징대학살기념관장은 지난 21일 기념관을 찾은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학준)의 동아시아사 교원 현장 연수단과 만나 "기념관을 관람하면서 이 여덟 글자를 봤을 것"이라면서 "기념관을 세운 목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글자"라고 설명했다. "난징대학살기념관은 한 권의 역사교과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쟁과 학살을 잊지 않고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진실을 기억하는 교과서입니다." 일본군은 1937년 12월부터 1938년 1월까지 6주 동안 난징에서 어린 아이부터 부녀자, 노인에 이르기까지 3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을 무차별 학살했다. 난징대학살기념관은 1982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 후 올바른 역사를 알리고자 1985년 문을 열었다. 기념관은 학살 희생자들의 유해가 발굴된 자리에 건립됐다. 주 관장은 "기념관 내에서 희생자들의 유골이 세 차례에 걸쳐 발굴됐다"면서 "이 유골들은 역사학적, 고고학적 검증을 거친 증거"라고 말했다. 난징대학살 희생자 수를 축소하거나 학살 자체를 부정하는 일본 우파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30만 명이라는 숫자는 추측한 숫자가 아니다"면서 "극동국제군사재판, 난징전범재판 등 2개 법정에서 내린 법적인 숫자"라고 반박했다. 그는 "학살 기간에 난징의 3분의 1이 파괴됐고 일본군이 중국 여성을 강간한 사건도 2만여 건에 달한다"면서 "난징대학살은 단순히 30만 명이 살해된 사건이 아니라 학살, 강간, 파괴, 약탈 등 4개 방면에서 벌어진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징대학살은 중국 민족의 재난이 아니라 인류의 재난"이라고 힘줘 말했다. 난징대학살사연구회 회장, 중국항일전쟁사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는 주 관장은 동북아역사재단, 광주 5·18 기념재단, 제주 4·3 기념관 등 한국의 역사 관련 기관들과 활발하게 교류해왔다. 한·중·일 3개국 학자와 교사, 시민단체가 2005년 펴낸 공동 역사교과서 집필에도 참여했다. 일본 우파들이 난징대학살을 자행한 일본군 가운데 조선인이 있었다고 주장해 중국 내에서 혐한류(嫌韓流)가 확산됐을 때에는 일본 우파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주 관장의 논문은 중국의 저명한 3대 역사잡지에 실렸고 중국인들의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랫동안 난징대학살을 연구한 주 관장은 "많은 자료를 수집한 결과 난징대학살 당시 일본 병사 가운데 조선인 병사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역사는 이성적으로 봐야 하고 이성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는 교류가 필요하다"면서 "역사를 교류하면서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학생들에게 진실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역사를 가르치는 동시에 평화 교육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난징대학살기념관을 다녀간 방문객은 665만명. 외국인도 92개국에서 찾아왔다. 주 관장은 "기념관을 찾는 일본인은 매년 3만-5만명에 달한다"면서 "기념관을 방문한 일본인 대부분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등 평화적인 목적에서 온다"고 말했다. 일본인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일본은 역사를 제대로 보고 과거의 일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난징대학살 당시 수많은 중국인을 구한 독일인 요한 라베는 '용서할 수는 있지만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군에 의해 몸의 37곳이 칼에 찔린 한 생존자도 '원한을 기억하지 말고 역사를 기억하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기념관을 찾은 일본인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yunzhen@yna.co.kr
    201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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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뮤직 '이자람의 해설이 있는 판소리' 생중계
    젊은 소리꾼 이자람(34)이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관객과 만난다. NHN은 22일 오후 8시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자람의 해설이 있는 판소리'를 네이버뮤직에서 생중계한다고 17일 밝혔다. 이자람은 '판소리는 고루하다'는 편견을 깨는 현대적인 판소리극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아온 소리꾼이다. '이 시대의 판소리'를 고민하는 그가 이번에 선택한 것은 디지털 실시간 콘서트를 통해 '이 시대의 관객'과 만나는 것. 국악이 이 같은 방식으로 관객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소 국악을 멀게만 느꼈던 사람도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이자람의 공연을 쉽고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공연은 그의 대표작 '사천가'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사천가는 '착하게' 살고 싶었던 뚱뚱한 처녀 순덕이 외모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 등이 판치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겪는 고군분투기를 다룬 작품이다. 형식은 판소리 구성을 취하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과거가 아닌 바로 오늘 여기의 이야기라 쉽고 재밌다.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서는 3-4개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10분 이내로 들려줘 '중간 입장'한 누리꾼들도 쉽게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이자람 뿐 아니라 김소진과 이승희 등 또 다른 젊고 실력 있는 소리꾼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 '억척가' 오프닝 장면, 전통판소리 한 대목 등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이자람 등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됐다. 이자람은 이어 오는 23-24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사천가'를 공연한다. 공연을 현장에서 생중계하는 네이버 뮤직은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이용자가 만나는 공연장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클래식계의 스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듀오 무대를 생중계하며 고급문화로 여겨지던 클래식 공연의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sj9974@yna.co.kr
    201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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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구자문단 박언곤 기술위원장…참사 5년만인 4월 복구완료
    "숭례문은 '복원이 아닌 복구' 작업을 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보로서의 가치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국보1호 숭례문 화재 참사 5년을 맞은 10일 문화재청 숭례문복구자문단 기술분과 위원장 박언곤(70) 홍익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동양 전통 건축을 전공하고 약 10년 전부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는 박 교수는 2009년부터 숭례문복구자문단 기술분과 위원장직을 맡았다. 원로 학자와 문화재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숭례문 복구 작업에 대해 다양한 자문을 했다. 245억원의 예산을 들인 숭례문 복구 작업은 현재 95% 가까이 공정이 진행됐으며, 오는 4월 참사 이전의 웅장한 모습을 선보인다. 박 교수는 "국민 다수가 화재 당시 숭례문이 모두 타버린 것으로 아는 건 잘못됐다"며 "전체적으로 볼 때 소실된 것은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화재 당시 숭례문의 성벽과 성문은 그대로 남았고 성문 위의 이층 누각 중 1층 일부와 2층 및 지붕의 90% 정도가 탔다. 복구 작업에서도 불에 그슬린 통나무를 기와 밑 깔개로 쓰는 등 이전 숭례문의 많은 부분을 재활용했다. 재활용할 수 없는 것들도 연구나 전시용으로 보존했다. 박 교수는 "숭례문이 국보로서 지니는 가치는 그대로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다시 만들다시피하는 '복원' 대신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는 '복구'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불타기 전 숭례문이 만들어진 1963년 당시의 현장사진, 도면, 보고서 등 자료들이 풍부하게 남아있는 것도 복구 작업을 수월하게 했다. 그는 다만 "전통 방식을 고수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 망치나 끌과 같은 도구부터 작업장에 설치한 대장간에서 옛 방식으로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전기톱으로 금세 자를 돌을 두 사람이 온종일 붙잡고 있어야 했다. 석공과 목수들은 한복까지 갖춰 입고 작업을 했다. 박 교수는 "현장에서 옛날 방식으로 하는지 안 하는지 CCTV를 설치해 지켜보기까지 했다"며 껄껄 웃었다. 하지만 사후 관리 측면에서 보면 모든 게 첨단이다. 곳곳에 CCTV와 스프링클러 등 방재시설을 설치했다. 관리인이 상주하는 관리실도 만들었다. 화마에 소중한 문화재가 손상되는 비극을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서다. "문화재는 우리의 현재를 만들어준 정신입니다. 우리 스스로 지키면서 자랑스럽게 느껴야 하는 이유입니다." gogogo@yna.co.kr
    201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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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살 아니라고?,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정 사진
    일본 도쿄도 교육위원회가 고교 역사 교과서에 간토(關東)대지진 때 조선인을 학살했다는 표현을 삭제하기로 해 공분을 사는 가운데 '조선인 학살 사건' 당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공개됐다. 기록사진 연구가인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은 간토대지진 때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들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3일 연합뉴스에 공개했다. 사진 윗부분에는 '大正 十二年 九月一日(다이쇼 12년 9월 1일)'이라고 날짜가 분명하게 적혀 있다. 다이쇼는 요시히토(嘉仁) 일왕의 연호로, 다이쇼 12년 9월 1일은 간토대지진이 일어난 1923년 9월 1일이다. 요시히토 일왕은 1912년(다이쇼 1년)부터 1926년(다이쇼 15년)까지 재위에 있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에는 처참했던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한 사진 속에는 수십 구의 시신이 나열돼 있으며 시신의 하의가 벗겨져 있다. 시신 옆에는 남성들이 죽창 또는 쇠꼬챙이로 보이는 기다란 막대기를 들고 서 있다. 정성길 명예박물관장은 "개가 죽어도 비석을 세울 정도로 장례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이 자기 나라 사람이면 죽은 사람의 시신에서 하의를 벗겼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여성 시신만 골라 하의를 벗겨 또 한 번 욕을 보인 것은 학살을 능가하는 만행의 극치"라고 분개했다. 정 명예박물관장은 "죽창, 쇠꼬챙이로 보이는 기다란 막대기를 들고 있는 남성들은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을 자행한) 일본자경단(自警團)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학살 아니라고?",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정 사진 공개 (서울=연합뉴스)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들을 찍은 사진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윗부분에는 '大正 十二年 九月一日(다이쇼 12년 9월 1일)'이라고 날짜가 적혀 있으며 사진 속에는 수십 구의 시신이 나열돼 있고 시신의 하의가 벗겨져 있다. 시신 옆에는 남성들이 죽창 또는 쇠꼬챙이로 보이는 기다란 막대기를 들고 서 있다. 다이쇼는 일본 요시히토(嘉仁) 일왕의 연호로, 다이쇼 12년 9월 1일은 간토대지진이 일어난 1923년 9월 1일이다. 2013.2.3 << 문화부 기사 참조.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 제공 >> 2013.2.1 yunzhen@yna.co.kr또 다른 사진에는 부패한 시신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서너해 전 일본에서 이 사진을 입수한 정 명예박물관장은 "사진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여성들의 하의가 벗겨져 있는 등 참혹하고 수치스러워서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일본 교과서에 학살이라는 표현을 없애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해 공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역사지만 학살로 희생된 6천여 명에 이르는 조선인의 영혼을 우리가 지켜야 한다"면서 "사진 등 입증 자료를 제시해 과거 일본인들이 저지른 만행을 주저 없이 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자체 발행하는 고교 일본사 부교재 '에도에서 도쿄로'에 기술된 "대지진의 혼란 와중에 수많은 조선인이 학살됐다"라는 문장을 내년부터는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석에는 대지진의 와중에 '조선인이 귀중한 목숨을 빼앗겼다'고 적혀 있다"로 바꾸기로 했다.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학살이라는 표현이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 표현을 바꾸기로 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도쿄도 교육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은 일본 내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중앙방재회의가 2008년 간토대지진 관련 보고서에서 유언비어에 의한 살상 사건 대상은 조선인이 가장 많았다며 "학살이라는 표현이 타당한 사례가 많았다"고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야마다 쇼지 릿쿄대 명예교수도 "잔혹한 사실을 직시하고 반성하지 않는다면 역사로부터 배울 수 없다"며 "교육 현장에서 진실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본 정부는 1923년 9월 1일 규모 7.9의 간토대지진이 발생하자 흉흉해진 민심을 진정시키기 위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집어넣었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이에 흥분한 일본인들이 재일 조선인 2천600-6천600여 명을 학살했다. yunzhen@yna.co.kr
    201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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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CK, '한국 기독교사 100대 사건' 선정..내달 출간 예정
    1885년 4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제물포항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한국의 기독교 선교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로부터 13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 교회는 격동의 역사를 함께 겪으며 교육과 문화, 스포츠, 사회사업 등 한국의 근현대화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한국 교회의 발자취와 한국 사회에 대한 역할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자 이르면 다음달 중순 '한국 기독교사 100대 사건'(가제)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100대 사건은 시기에 따라 1919년 전과 후, 해방 후로 구분하고 교육·의료·종교·여성·문화·민족 등 6가지 주제로 나눴다. 이중에는 조선 최초의 근대식 병원이자 서양의학 도입의 상징인 제중원을 비롯한 각종 병원의 개원과 한국 유아교육의 시초인 이화·중앙유치원이 포함됐다. 저소득층 아동 복지 사업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우유 급식 사업도 한국 기독교의 발자취로 꼽혔다. 공주 우유급식소 모습. &llt;&llt;NCCK 제공&ggt;&ggt; 결핵 퇴치에 큰 기여를 한 크리스마스 실의 시작도 100대 사건 중 하나다. 크리스마스 실은 1932년 캐나다 선교사인 셔우드 홀에 의해 발행됐다. 일명 '88 선언'으로 불리는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은 민간 차원에서 사실상 처음 언급한 통일 담론이라는 점에서 100대 사건에 포함됐다. 이밖에 고아원 시작과 홀트아동복지회, 기독교 야학, 한센병 구호 활동, 일부일처제 등도 한국 기독교사 100대 사건에 이름을 올렸다. NCCK는 한국교회사 전공자들을 통해 100대 사건을 고른 뒤 비회원 교단을 포함한 박사급 연구자들을 집필자로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NCCK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현재 출판을 위한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완성된 책은 기독교 단체와 유관기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201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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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국제문화소통포럼 2013'에서 기조강연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18일 "문화는 창조적 파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문화소통포럼 2013'에서 '공존과 소통을 위한 문화교류'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뤄진 문화 접근법에 대해 "힐링 방법을 썼기 때문에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오늘날 정부의 접근법은 창조적이지 않고 사회병리를 부추기며 당장 우리가 당하는 고통을 견디는 것에 대한 처방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사는 사회의 가치를 위해서 문화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이나 체제 이상의 것이 문화"라고 역설하며 '창조적 파워'가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문화소통포럼 2013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국제문화소통포럼 2013'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방향과 구체적 방안들은 국제 문화교류 진흥을 위한 정책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3.1.18 saba@yna.co.kr그러면서 '소문화제국주의'는 경계했다. 한류가 한국인만이 가능한 문화로 착각한다든지, 우리 민족에게 활을 잘 쏘는 유전자가 있다는 식의 생각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문화 DNA는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편견을 갖고, 한 집단으로 그 개념을 가져서는 안 된다. 비틀스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을 때 영국 제국주의의 부활이라고 했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라고 되물었다. 문화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순수한 문화적 힘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상품이나 군사력을 통한 문화가 아니라 문화정책을 통해 발현될 수 있다"며 "유튜브, 디지털 문명 등에 힘입어 문화가 일선에 서서 거꾸로 정치, 경제, 군사를 유도해 나간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은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어서 앞으로 문화 교류에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강연하는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국제문화소통포럼 2013'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방향과 구체적 방안들은 국제 문화교류 진흥을 위한 정책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3.1.18 saba@yna.co.kr이 전 장관은 "욕망을 조작하고 창조할 수 있는 놀라운 시대에 한국이 IT라는 힘을 갖고 있다"며 "자유와 평등이 절대로 결합할 수 없을 때 일하는 것이 문화"라고 설명했다. 이어령 전 문 장관의 강연으로 막을 올릴 이날 행사는 1부와 2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 최준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손지애 아리랑TV 사장, 변상봉 JYP엔터테인먼트 부사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2부에서는 정우탁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장과 박재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이 '국제문화교류 전문인력 양성 방안'에 대해 발제했다. 이어 고정민 홍익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맹완호 괴테 인스티튜트 독일문화협력관은 '문화교류 중심으로서 한국문화원 역할과 위상'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cool@yna.co.kr
    201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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